카트라이딩. 묘한 중독성이 있는 레져 스포츠
주5일 근무의 영향으로 다양한 레져 스포츠가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아웃도어시장이 2조원 이상으로 성장했다는 뉴스가 더 이상 놀랍지 않게 되었지요.
그러나 아직은 암흑기를 보내고 있는 한국 모터 스포츠계에서는 남의 나라 이야기일 뿐인데요. 그래서! 체험기를 공유 드립니다! 익스트림 스포츠 중 하나인 레이싱 카트를 타러 파주 스피드파크에 다녀왔습니다!
이미 지난 2009년 카트 관련 컨텐츠가 소개되었는데요, 아쉽게도 레이싱 카트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지요.
카트는 크게 고카트로 불리는 레져 카트와 선수들을 위한 레이싱 카트로 나뉩니다. 카트의 특성이 오픈휠 머신인 F1과 비슷한지라 많은 F1 스타들이 카트에서 기본기를 다지기도 했습니다.
레져 카트는 50~60km의 최고속도로 비교적 안전한(?) 속도 내에서 카트의 짜릿함을 느낄 수 있는데요. 제가 이번에 탄 레이싱 카트는 100마력 안팎의 엔진으로 최고 150km를 낼 수 있는 본격(!) 카트라 할 수 있습니다.
타기 전에 간단히 레이싱 카트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달리기에 초점이 맞춰진 차량이라,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구조로 되어있지요.
레이싱 카트 엔진은 공랭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오토바이와 같은 냉각핀을 볼 수 있습니다. 변속기조차 없이 체인으로 바로 연결되어 있는 구조입니다. 머플러도 당연히 외부에 드러나 있죠.
워낙 단순한 구조여서, 점화를 위한 스파크플러그에 에어 인테이크 매니폴드는 클리너와 무려 일체형으로 되어있습니다.
스티어링 휠은 돌린 만큼 바퀴가 돌아가는 직결구조로 RPM 등 간단한 정보를 알 수 있도록 LCD 창이 달려 있습니다. 파워스티어링 휠과는 달라서 있는 힘껏(!) 돌려야 바퀴가 돌아가게 되어있습니다.
레이싱 카트 버킷시트 바로 앞에는 연료탱크가 자리하고, 언제나 찰랑거리는 연료량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코너링에서 순간적으로 4-5G의 횡가속도를 버텨야 해서, 몸에 딱 붙는 버킷시트는 필수 장착 아이템입니다.
F1과 같이 슬릭타이어를 써서 보다 본격적인 주행이 가능합니다. (덕분에 무한 스핀에 빠지기도 하지요.)
매번 타지만 체력에 부담이 느껴지는지라, 우선 레져 카트로 몸을 풀고 레이싱 카트에 올랐습니다.
레져 카트와 달리 레이싱 카트는 동력을 끊어주는 클러치가 없어 밀어서 시동을 걸어야 합니다. 다행히 뒤에서 다른 카트가 밀어주어 시동을 걸 수 있었지요. (클러치/변속기 있는 레이싱 카트는 미션 카트라 합니다.)
보통 타이어의 온도가 오르기 전까지 2-3랩 정도는 얌전히 주행하면서 몸을 적응시키는데, 살짝살짝 밟아보면 온몸에 느껴지는 가속감에 헉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그러나 인간은 적응의 동물. 어느새 쓰로틀 페달을 최대로 밟으며 온몸을 혹사시키기 시작했지요. 고속 헤어핀에서는 돌덩이 같은 스티어링 휠과 싸우느라 진땀을 흘리고, 직선 주로에서는 목이 젖혀지는 가속력에 숨쉬기조차 힘듭니다.
슬릭 타이어를 활용한 과감한 코너링은 생각 없이 라이딩에 임한 드라이버에게 옆구리와 무릎에 멍이 드는 훈장(?)을 주고 말았습니다.
불과 10분이지만 온몸은 땀으로 흠뻑 젖고, 어느새 거친 숨을 내쉬는 자신을 발견하며 이걸 왜 탔을까 후회를 하곤 하지요. 하지만 돌아서면서 '또 타러 와야지'라고 중얼거리며 라이딩에 중독된 저 자신을 보면서 아스트랄한 기분까지 들게 됩니다. 욱신거리는 옆구리, 숨 쉴 때마다 느껴지는 근육통에서 회복 중이지만, 아마 저는 평생 카트를 끊을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참고로 국내에는 레이싱 카트를 대여해주는 곳이 몇 곳 없습니다만, 파주에 위치한 스피드 파크만이 라이센스 없이 레이싱 카트를 체험해 볼 수 있는 유일한 장소입니다.
가족과 함께 주말 나들이. 이번 주는 카트의 매력에 빠져보지 않으실런지요.
이상 위저드아이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