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에어백 경고문 다시 읽기
살면서 무심코 지나치는 것들이 있죠? 너무나 익숙해서 신경 쓰지 않는 것들 말입니다. 많은 것들이 있겠지만, 그중의 하나가 우리가 살면서 만나는 다양한 경고문입니다. 자동차에도 많은 경고문이 있습니다. 취급 설명서에도 있고, 차량에도 있습니다. 오늘은 그 많은 경고문 중에 우리의 안전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자동차 에어백 경고문에 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트랙스 디젤 차량의 운전석 선바이저에 붙어 있는 에어백 경고문.
위 사진은 국내에 판매되는 트랙스 차량의 에어백 경고문입니다. 비단 이 차가 아니더라도 흔하게 볼 수 있는 경고문이죠. 아마 차량마다 조금씩 표현이 다르겠지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같습니다. 왜 제조사는 굳이 저 경고문을 붙였을까요? 지금부터 그 의미에 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위의 사진에서 잘못된 점을 찾으셨나요?
유아용 카시트는 앞좌석에 설치하지 마십시오
유아용 카시트를 앞자리에 설치해서 유아를 태우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에어백은 위급한 상황에서 빠르게 작동되어야 하므로 팽창했을 경우 굉장히 센 폭발력으로 전개됩니다. 그러므로 순간적으로 펼쳐지는 에어백은 탑승자에게 충격을 주게 됩니다. 성인의 경우 안전띠를 하고 의자에 올바른 자세로 앉아 있다면 에어백이 작동해 부상을 피하거나 경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카시트에 앉은 유아는 성인보다 더 앞쪽에 앉아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성인보다 더 큰 충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게다가 아이의 몸은 어른보다 약하니까 그 충격이 어른보다 크게 느껴지겠죠? 간혹 카시트를 돌려서 설치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또한 에어백 전개 시에 생기는 폭발력으로 카시트를 충격하기 때문에 안전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유아용 카시트는 앞좌석에 설치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정말 부득이하게 앞좌석에 카시트를 설치할 수밖에 없을 때는 아래 사진과 같이 에어백을 강제적으로 작동하지 않게 하셔야 합니다.
부득이하게 아이를 앞좌석에 앉힐 때는 위의 기능을 OFF 상태로 해야 합니다. 말리부 차량에 있는 동승자 에어백 On/Off 스위치
어린이에게는 뒷좌석이 안전합니다
너무나 당연한 얘기 아니냐고요? 하지만 아이가 칭얼대거나 답답해한다는 이유로 간혹 앞자리에 아이를 태운 적이 있지 않으신가요? 조금 오래전 일이지만 예전에 안타까운 사고를 목격한 적이 있었습니다. 아이 엄마가 가까운 곳에 아이를 데려가면서 앞자리에 카시트를 두고 아이를 그 자리에 안전띠를 하지 않은 채 태웠다가 사고가 난 모양인데, 도롯가에 있는 신호등과 충돌한 상태였습니다. 걱정되는 마음에 가까이 가 보니 아이가 앞 유리창에 부딪혀 있고, 그 상황에서 아이 엄마는 너무 놀라 소리만 지르고 있었죠. 지금 생각해도 너무 안타까운 사고였습니다. 아마도 같은 상황에서 아이를 뒤에 태웠다면 조금이라도 더 안전하지 않았을까요? 그때 그 사고를 보면서 너무 안타까우면서도 안전띠의 중요성과 아이를 앞자리에 태우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죠.
시속 48km 충돌시험 결과 좌석별 신체상해확률
*OECD 국제도로교통사고데이터베이스 2013 도로 안전연례 보고서
그러나 아이는 항상 호기심이 많습니다. 그래서 아이는 운전하고 있는 부모 옆에 앉아서 가기를 원하죠. 운전하는 동안 앞도 볼 수 있고 부모와도 더 가깝게 있을 수 있으니까 말이죠. 그래서 우리는 때로 아이를 앞좌석에 태우곤 하는데요. 사고가 나지 않는다면 즐거운 동행이 되겠지만, 사고가 나서 에어백이 터졌을 경우에는 아이에게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일단 사고가 나서 자동차 에어백이 전개되면 일반적으로 에어백은 성인의 경우 가슴과 머리를 보호하도록 설계되어 있지만, 특히 12세 이하의 어린이는 에어백이 터지는 위치에 머리가 있으므로 에어백의 구조상 어른보다 더 큰 충격을 받고 더 크게 다치게 되는 것이죠. 또한, 아이가 카시트가 없이 안전띠를 할 경우 잘못된 착용 부위로 인해 성대나 장 파열 및 심지어 목뼈나 허리가 부러져 사망할 가능성이 크다고 하니, 아이가 불편해하거나 설치가 좀 번거롭더라도 꼭 뒷자리에 카시트를 설치하여 앉는 습관을 지닐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아이를 안고 타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행동은 사고가 나도 내가 아이를 보호할 수 있을 거라고 막연한 착각을 만듭니다. 하지만 이 상태에서 사고가 날 경우 아이는 어른의 에어백 역할을 해서 어른이 받는 충격은 줄어들지만, 아이는 어른 몸무게의 수배에 이르는 충격을 받는다고 하니 절대로 이런 행동도 삼가야 합니다.
에어백에서 가능한 한 멀리 떨어져 착석하십시오.
그렇다면, 성인의 경우는 무조건 안전할까요? 이상한 소리로 들리실 수도 있겠지만, 사고 시에 에어백에 잘 부딪히는 것도 중요합니다. 에어백의 효과는 순간적으로 몸이 앞으로 쏠려서 자동차 내부에서의 충돌을 방지해주는 역할입니다. 그런데 만약 답답하다고 안전띠를 하고 있지 않거나 시트에 똑바로 앉아 있지 않다면, 위에 아이의 경우처럼 더 큰 충격이 우리 몸에 전달되어서 큰 상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 다르게 생각하면 결국 에어백이 완전히 전개되기 전에 사람이 먼저 에어백에 부딪힌다면 심한 상처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이고, 에어백에서 최대한 멀리 떨어져 착석하라는 문구처럼 에어백이 완전히 전개되어 탑승자를 최대한 보호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죠. 지금도 다양한 기술들이 차량에 탑재되어 탑승자의 안전을 위해 도움을 주고 있지만, 탑승자도 사고가 발생했을 때 조금이나마 피해를 덜 보기 위해 평소에 이런 사항을 인지하고 올바른 탑승 습관을 지니는 것은 어떨까요?
사고가 나면 아무리 짧은 시간이라도 에어백이 터지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에어백이 완전히 전개된 후에 에어백의 보호를 받을 수 있습니다.
카시트를 무상으로 제공받는다 ?!
아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한국어린이안전재단과 교통안전공단은 2005년부터 카시트 대여 및 보급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벌써 10년째 진행되고 있다고 하니, 그동안 많은 아이가 안전에 대한 혜택을 받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이런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는 건 결국 그만큼 어린이 차량 안전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카시트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걸 다시 한 번 가슴속에 새기며 다가오는 주말 나들이도 안전하게 다녀오세요.^^
한국어린이안전재단 & 교통안전공단 카시트 사업
한국어린이안전재단, 교통안전공단은 교통사고 발생 시 유아의 보호 및 피해 경감을 위한 카시트 사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2005년부터 2014년까지 전국 6세 이하의 자녀를 둔 가정 중 저소득층 및 사회적 취약계층에 34,100대의 카시트를 무상으로 대여 또는 보급하였는데요. 자격 요건을 갖춘 대상자가 신청하면 대상 선정 기준에 따라 선정 후 서류 심사를 완료하고 카시트를 보급 대여하게 됩니다. 신청 자격 요건과 선정에 관련한 구체적인 사항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세요
